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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답글]죽음여행 <간증> 간증에 은혜받앗습니다.읽으면서 몇번이고 눈시울을 적셨습니다.장로님의 깊은 신앙에 놀랬구요.모든 분들이 꼭 읽어 봤으면 좋겠군요 . 그리고 영안의 향기에글을 내셔서 함께 은혜를 누누길 바래요.
작성자 양병희 등록일 2013.06.22 17:10:34 조회수 6,159
죽 음 여 행

사람이 세상에 살면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러기에 출발 전에 마음도 설레고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한 사람과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죽음의 여행이라면 정반대이다. 죽음의 여행이란 말이 있는지는 몰라도 내가 처음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죽음은 아무리 친하거나 사랑하는 사이라도 함께 할 수 없고 대신 할 수도 없다 죽음의 길은 홀로 가는 길이다. 그 길은 무섭고 두렵고 떨린다. 그러기에 누구라도 그 길은 가기를 싫어한다. 아무리 세상에서 고생이 되고 힘들어도 더 살기를 바라지 죽으려 하는 사람은없다. 그런데 나는 그 길을 조금 가보았다.
지난 11월 초에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감기 기운이 있어 집사람이 주는 감기약을 먹고 잠을 잤다. 다음 날도 낫지를 않아 또 같은 약을 먹고 잠을 자는데 한밤중에 소변을 보고 싶어 화장실을 갔는데 아랫배가 따갑고 칼로 찌르는 듯 따가워 도저히 소변을 볼 수도 없고 나오지도 않았다. 요도가 거의 막혀 조금만 나와도 너무 아파 찌르는 그 고통은참을 수가 없었다. 그 밤은 참~ 길고도 괴로운 밤이었다. 소변을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앉았다 일어섰다 한쪽 다리를 들어도 보고 엎드려도 보고 별짓을 다 해봐도 막힌 요도는 뚫리지 않고 따갑고칼로 쑤시는 것만 같았다.다음날 가까운 비뇨기과 병원을 갔다. 사람들이 몇 명이 대기하고 있어간호사에게 접수를 하고 기다렸다. 얼마 후 내 이름을 불렸다.의사선생께서 어떻게 왔느냐고 물으셨다. “선생님 소변이 나오지 않고 아랫배가 따갑고 너무 아파밤에 한잠도 못 잤습니다.” “그래요?” 하시더니 책상 옆에 사진을 가리키며 전립선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하시고 종이컵을 주시며 소변을 받아오라 하셨다. 화장실에 가서통증을 참으며억지로 조금을 받아왔다. 의사가 옆방으로 가라하시드니 들어와 장갑을 낀 손가락을 항문 속으로 넣어 빙빙 돌려 보더니 “암은 아닌 것 같네요.” 하시기에 “암이 아니라니 다행입니다”했다. 그런데 소변을 현미경으로 보니까 염증이 엄청 심하니 주사를 맞으시고 약을 3일 정도 먹어보라 하신다. 약을 처방 받아 지시대로 약을 먹었다. 의사의 지시대로 해서인지 그렇게 아프던 통증도 없어지고 소변을 보는데도 불편함이 없어 다 나은 것 같았다. 3일 후 다시 약을 타러 가니 의사 선생님이 부르신다. 아주 심각한표정으로 바라보시며 말은 해야 되는데 말을 하지 못하시고“저~저~!” 하시기에 말씀을 하세요하니까 “저~지난번 혈액 검사한 것에 혈액 수치가 높아도 너무 높아요. 보통사람은 수치가 3정도이고 4가넘으면 암을 의심해서 조직검사를 하는데 최씨는 지금 81이예요. 이정도면 온 몸에 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내가 추천서를 써드릴 테니 빨리 큰병원으로 가보세요” 하는데 나는 남의 얘기하는 것처럼 담담했다. ‘아~ 올 것이 왔구나.’하고 “그렇습니까...” 하니까“아니 괜찮으세요?”하셨다.“그럼 어떡합니까? 받아드려야지요.”하니까 의사가 놀란다. “아니 내가 많은 사람을 만나 보면 암 소리만 해도 얼굴이 사색이 되고 깜짝 놀라 ‘정말이냐고?’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깁니까?’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암이라니요?’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고 긍정적이십니까?”하신다. “예~! 저는 크리스찬입니다.”하니까 “아니 크리스찬은사람이 아닙니까?”하시며 “어느 병원으로 가시겠습니까?”하시기에 사람들에게 들은 바 한양대병원의 의사들의 기술이 좋다는말을 들은 적이 있어 한양대병원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 병원 비뇨기과 원장님이 한해 후배라시며 직접 전화를 하시어 예약을 잡아주시고 내일 10시까지 가라고 하시며 추천서를 주셨다.추천서를 받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무런 생각이 없다.
집에 돌아와 안방에 들어가 침대 옆에 서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하나님께로 돌아 갈 것 같습니다. 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시고이제껏지켜주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하여 주시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하시고 성도들에게 죽음의 본이 되어 전도에도 도움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이제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았다.집사람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크다.나없는 세상 어떻게 살아갈까? 자식들은 모두 잘하지만은 어머니를 맡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함께 살지는 않게지만은~! 자식들 둘은 결혼해서잘 살고 있으니 괜찮고 막내아들은 걱정이 된다. 빨리 직장도 잡고 결혼도 했어야 했는데.
아내한테 전화를 했다. 병원에 갔더니내일 큰병원 가보라고 해서 한양대학 병원으로 간다고 하니까 왜그러냐고 하며 깜짝 놀란다. 내일 같이 가자고 한다. 다음날 집사람과 같이 10시경병원에 도착을 했다. 접수를 하고 일반적인 체크를 한 후 대기를 하는데 참으로 대기환자들이 많다. 웃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두가 사색이고 근심과 걱정에 쌓여있다. 한참 후에 내 이름이 불린다. 내가 들어가니 아내가 쫓아 들어온다. 의사선생님은 추천서를 써주신 분과 친분이 있는 선배님이라고 하시며 친절하게 말씀을 해주신다.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혈액의 암 수치가 높을 수가 있느냐고 하시면서다시 혈액검사를 해봐야 하지만81의 수치는 상당히 위험한 수치라고 하시며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채혈실에서 채혈을 하고 조직 검사를 받기 위하여 마취주사를 맞고조직 검사실 앞에서 한참을 가다렸다. 한참 후에 의사가 들어와 조직검사를 해야 하니 병원에서 주는 옷으로 갈아입고 옆으로 누워 기다리라 한다. 지시대로하고 기다리니 의사는 검사를 위하여 항문 속으로 투약을 하고 잠시 후 연습을 하는지 “딱! 딱!” 소리가 나는 기계를 항문 속으로 넣으며 아플 것이라 한다. 모든 것을 맡기고 지시하는 대로 했다. 기계는 딱~딱~ 소리를 내며 한 번에 두 번씩 살 조직을 떼어간다. 여섯 번째는 너무 아파 견딜 수가 없어서 “선생님 너무 아파요” 하니까 “아저씨는 암수치가높아도 너무 높아요.”하며 아직 반밖에 못했습니다. 여섯 번을 더해야한다며 사정없이 살 조직을 때어간다. 얼마 후 끝났다고하며 “소변을 보실 때 피가 나올 겁니다. 계속 피가 많이 나오면 병원으로 다시 오세요”한다. 이를 악물고 참았더니 진땀이 난다. 화장지를 주며 피를 닦으라고 하여 손을 뒤로하여 닦으니 화장지에 피가 시뻘겋다. 밖에 나와 의자에 앉았다가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니 소변이 아니라 빨간 피가 쏟아져 나온다. 변기속이 뻘겋다. 기분이 묘하다. 의사마다 “암”, “암” 하며 혈액 수치가 높아도 너무 높다며 남의 일이라 너무 쉽게 말을 하는 것 같다.
돌아오면서 생각이 든다. 의사들의 말이나 표정을 보면 당신은 온몸에 암이 전이가 되어 손을 댈 수가 없으니 집에서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은 데 가면서 요양이나 하라고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좀 더 살게 해달라는 생각은 조금도 안든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일진데 그냥 감사할 뿐이다.
어머님이 걱정이 된다. ‘내가 어머님 보다 먼저 떠나면 큰 불효가 되는데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도와주세요. 길을 열어주세요.’ 기도가 나온다. 집에 잠시 들렀다가 집사람을 직장에 데려다주고 나는 일을 하러 나왔다. 나도 모르게 가슴 속에서 찬양이 나온다.
‘내 영혼이 은총 입어 (495장) 2절이다. 주의 얼굴 뵙기 전에 멀리 뵈던 하늘나라 내 맘 속에 이뤄지니 날로 날로 가깝도다.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 죄 사함 받고주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나는 특별히 주님과동행한다는 마지막 절이은혜가 된다.입으로 부르고가슴으로 부르고 또 부르고또 불러도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찬양은 그치지 않는다. 참 마음이 기쁘고 즐겁다. 내가 왜이러지... 내가 나를 보고 내가 놀란다.
나는 밤늦게까지 일을 하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남들처럼 잘하지 못한다. 그러나 늘 주님과 함께하고 싶어 성경말씀을 암송한다. 내가 1주일에 4번 이상 암송하는 구절이 있다. 마태복음 5장 6장 7장과 롬 1~9절, 고전 13 장, 시편 1편 23편 121편 127편 128편 (163절)이다. 그리고 나는 기도라기보다는 대화하는 것 같이 주님께 말을 한다. 주님은 한 번도 내게 음성을 들려준 적은 없다. 그러나 믿어지고 가슴으로 느껴진다. 주님은 운전을 할 때도 나를 뒤에서 감싸고 계신 듯하다.
오늘은 11시경에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피곤한가 보다. 깊은 잠에 빠졌다. 세상모르게 자는 아내를 바라보면 마음이 아려온다. 어린아이 같다. 나만 믿고 여기까지 살아왔는데 나 없는 세상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이 된다. ‘여보! 어린아이 같으면 이 세상 못살아~ 강하고 굳세어야 해. 사막처럼 거칠고 메마른 세상에 비오고 바람 불고 폭풍우 몰아치면 누가 막아주고 누가 가려주나 하나님! 아내를 도와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인도하여 주세요.’하며 흩어진 이불을 잘 덮어주고 내일 교회를 가기 위하여 샤워를 하고 아내가 깨지 않게 가만히 옆에 누웠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어제 목장예배 때에 들은 말이 생각이 난다. 경희대학병원에서 암환자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집사님이다.내게 말하기를 평소보다 체중이 줄면 안 좋다했다. 방금 전 샤워 후 체중을 달아보니 2킬로가 줄었다. 아직 11월이라 그리 춥지도 않은데 내 손과 발은 엄청 차갑다. 발이 너무 시려 두꺼운 스포츠 양말을 신고 자도 뼈속에서 찬바람이 부는 듯하다. 내가 내 살을 만져도 섬뜩할 정도로 차갑다. 육감으로 느껴진다.심장에서 가장 먼 곳부터 서서히 죽어 들어온다는 것을. 하나님께 가슴으로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이제 제가 하나님께 돌아갈 날이 점점 가까워옵니다. 저를 토요일이나 화요일에 불러주세요. 그래야 목사님도 성도들도 예배와 겹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46년 신앙생활을 하면서 장로직분을 받았는데 하나님께 돌아갈 때 장로 가운을 입고 가고 싶은데 책망 받을 것 같아서요. 직분 감당은 잘하지도 못하고 가운만 입고 오면 되느냐고 하실 것 같아요. 저 입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도 인사드려야 되는데 영안교회 몸 담은지 25년 동안 은혜로운 말씀 들려주시고 기도해주시고 사랑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정신 있을 때 말씀 드리게 해주세요.’ 그리고 영안교회 성도들도 살펴본다. 행여 나와의 막힌 담이 있나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가 하고. 있다면 풀고 가고 싶다. 그런데 하나님 편에서는 몰라도 내 마음에는 25년 교회 생활 중에서 누구와도 혐의가 있거나 매인 것은 생각나지 않는다. 참 다행한 일이다.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인사를 하고 싶었다.정신이 있을 때 해야 되는데 정신이 흐려지면 못할까봐 내일 아침에 하기로 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하나님하고 부른다. 하늘이 열리는 듯하다. 내 몸이 참 가벼워 새털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침대에 누워있는지 구름 위에 누워있는지 분간이 안 간다. 내 양손을 벌려 날갯짓을 하면 훨훨 날아오를 것만 같다. 주님 나는 손에 힘이 약하여 주님 손을 자주 놓을 수 있으니 주님의 강한 손으로 내 손을 꼭 붙잡고 가세요. 나는 요새 점점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가 된다.응석부리고 떼쓰고 막무가내다. 내가 마음으로 울면 달래주시고, 넘어지면 일으켜 주시고, 기뻐하면 내손을 잡고, 푸른 풀밭에서 뛰놀다가 다리가 아프다면 나를 등에 업으시고, 자장가를 불러 주시고 나는 그분의 품에서 잠이 드는 느낌이 든다. 그날 밤 꿈을 꾸었다. 어디인지 모르지만 아주 높은 바위산을 올라가는데 너무 급경사라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계속 오르다보니 정상인 듯싶은데 눈앞바위 절벽에서 물기가 흐르는 것이 보여 발아래를 보니 그 높은 곳 바위샘에서 생수가 솟구쳐 오르는 것을 보고 엎드려 양손을 모아 퍼마셨다. 목이 말라서인지 물맛이 그렇게 좋은 맛은 처음이었다. 참으로 시원한 생수를 마시고 깜짝 잠을 깼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꿈이기 때문에 생수를 보고도 마시지 못 할 수도 있었는데 꿈에서도 물을 먹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마음은 평안하다. 내가 내일 어떻게 돌변할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렇다.
아침에 좀 일찍 잠에서 깼다. 아내도 눈을 떴다. 나는 어제 생각했던 말을 하려고 누워 있는 아내를 끌어안으며 “여보! 고마워요.”하니까 뭐가 고맙냐고 한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하나님께 참으로 많은 복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당신을 만난 것이 제일 큰 복이고 또 평생을 맛있는 요리해주고 반말 한번 안하고무슨 말이든지 믿어주고 남편대우 잘해주어대접 잘 받았고 그동안 참 행복 했어요. 당신한테 많은 빚을 졌는데 아무리 갚으려고 해도 못다 갚겠어요.” 아내는 고맙다고 한다. (나는 마음으로 말한다. 여보! 지금 하는 말은 이 다음 내가 떠날 때에 혹시 정신이 흐려져 못할 것 같아 당신에게 미리 하는 마지막인사야...) 언젠가 당신 혼자서 눈뜨는 아침은 참 외롭고 쓸쓸할 거라 생각을 한다. 아내가 아침식사를 준바하러 나간 후 나도 거실로 나가니 막내아들이 제방에서 나온다. 아들 잘 잤냐하며 내가 양팔을 벌리니 아들이 와서 내 품에 안긴다. 나는 다른 때보다 더 힘껏 안으며 “하나님께서 너를 많이 사랑하시며 아빠도 너를 많이 사랑한다.”고 하니 아들도 많이 사랑한다고 한다. 그래 고맙다 잘자라줘서~ (아들아 아빠가 너를 안아줄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 이제 아빠가 힘이 없어 너를 못 안아 주면 그때는 네가 아빠를 안아 주려무나 사랑한다 아들아) 내가 마음속으로 하는 말을 아들이 알 수야 없겠지만 부자지간에 따듯한 정이 느껴진다. 나는 자라면서 아버지 품에 한 번도 안겨본 기억이 없다. 때로는 아버지께서 한번 만이라도 나를 안아주셨으면 얼마나 좋은 추억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 나는 자식들을 만나면 자주 안아준다. 친밀감 있고 참 좋은 것 같다.
베란다로 나가니 아침 해가 밝게 떠오른다. 나를 보고 평안히 잘 잤냐고 묻는 듯하다. 잘 잤어하며 너도 오늘 수고 많겠지 어둡던 세상 환히 밝혀주고 얼마나 좋아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요즈음 세상을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 세상이 참 아름답다. 가족이 귀하고 사람들이 사랑스럽다. 베란다 화분의 화초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하나남의 오묘한 솜씨를 보게 된다. 아침햇살이 환히 비친 이 아름다운 세상이 에덴동산인 듯싶다. 교회 갈 시간이 됐다.
주일날이다. 교회를 가니까 권사님들이 “장로님 어디 아프신가? 왜 자꾸 마르는 것 같아요?”한다. “아~그렇게 보입니까?” 하며 웃어 넘긴다. 지금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특히 가족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하루라도 마음 편히 살게 해 주고 싶다. 지금 내 온몸에 암이 전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집사람부터 울고불고 난리가 날 것이고 바쁜 자식들은 얼마나 번거롭겠나. 그냥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감추고 싶다. 그리고 내 생활은 달라진 것이 없다. 일하는 날은 일하고 교회서도 맡은 일하고 동호회에서도 색소폰도 배우고 아코디언도 배운다. 누구에게 연주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쉬는 날 처음 진료했던 의사에게 갔다. 반갑게 맞아주며 들어오라고 한다. 조직검사결과는 언제쯤 나오냐고 묻는다. 27일이라고 하니 뭐~그렇게 오래 걸리느냐고 하며 아니 이렇게 착한사람한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며 매우 안타까워하신다. 또 주사를 맞고 3일치 약을 받아와 복용하며 별다른 일이 없이 같은 일을 하며 날이 바뀐다.
어느덧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날이 다가왔다. 일어나기 싫은 아침이다. 결과는 보나마나 뻔할 것이다. 오후 1시 50분까지 가야한다.큰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 병원에 가실 때 같이 가자고하기에 아니다 의사한테 결과만 듣고 오면 된다고 극구 말렸다. 잠시 후 집사람이 또 전화와 같이 가겠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내는 같이 가야 뒷수습이 될 것 같아 같이 가기로하고 복지관에 가서 기다리니 아내가 나와서 차에 탄다. 출발하기 전에 아내에게 말을 했다. 여보! 이제 우리가 결과를 보러 가는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 감사합시다. 혹시 아무 일 없다 해도 감사하고 (생각지도 못 할 일이다. 듣기 좋으라는 말이었다.) 혹시 수술하라고 해도 감사합시다.가능성이 있으니까(희망사항이다)만약에 그 이상의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감사합시다. (그것은 온 몸에 암세포가 전이가 되어손을 댈 수가 없으니 공기 좋은 데 가서 먹고 싶다는 것 먹으며 요양하라고 한다면 세상 의술로는 끝이다.) 우린 그래도 감사하자는 뜻이었다. 차는 출발하여 40분쯤 지나 병원에 도착 했다. 병원에는 항상 환자들로 북적인다.
병원에서 간단한 접수와 체크를 한 후 현관의자에 앉아 기다린다. 아내의 얼굴은 사색이 되여 있다 머리를 뒷벽에 기댄 채 눈을 감고 기도를 한다. 어느 정도 눈치를 챘는지 마음이 엄청 초조해 보인다. 나는 옆으로 가 앉아 손을 잡고 위로를 했다. “여보! 우리 모든 것을 감사하기로 했잖아 정신 차려요”했다. 침묵의시간이 흐른다. 잠시 후 내 이름을 부른다. 내가 들어가니 아내도 뒤따라 들어온다.나는 의사선생님께 “선생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하니“아 ~~! 최영준씨 조직검사결과 암 아닙니다.”한다. 나는 잘못 들었나 싶어 “네~?”하고 되물으니 “암 아닙니다. 다행이에요. 축하합니다!”한다. 꿈인 듯하다.그러나 지금도 혈액수치가 36이라서 약을 3개월 먹은 후 2013년 2월 중순경에 혈액검사를 한번 더 하자고 한다. 혈액에 암 수치가 4까지만 올라가도 암일 가능성이매우 높다는데 나는 무려 20배가 넘는 81인데 암이 아니라니 참 기적 같은 일이다. 밖에 나와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다가 차를 멈추고 그동안 마음 고생하며 기도해준 분들께 알려 주었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까 모두들 기뻐했다. 누구보다도 아내가 좋아한다.나한테 부활한 사람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나는 60년을 훨씬 넘게 살면서 배운 인생의모든 것보다 한 달 동안 배운 인생 경험이 더 많고 더 값지다.
다음날 처음에 갔던 의사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분은 벌써 알고 계셨다.선생님 고맙습니다하니까 고맙긴요 하시며 이번에 몇 번을 놀랐다고 하신다. 첫 번째는 혈액에 81이란 암수치에 놀랐고 두 번째는 이런 수치에서 암이 아니라는데 놀랐고 세 번째는 그런 상황에서도침착하고 긍정적인데 놀랐다고 하신다.나는 큰짐을 내려놓은 듯하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나보다.
나는 알았다. 죽음 그것은 혼자가면참으로 무섭고 떨리고 두렵고 공포스러워슬피 울며 이를 갈며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 가면 감사하며 아름답게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님께서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셔서 사망을 이기셨기 때문이다. 또 친히 우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신다고 하셨으니 움막 같고 쓰레기더미 같은 세상에서 살다가 주님이 지어주시는아름다운 곳으로 이사 간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주님께서 신부를 위해 친히 지은 집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나는 말하고 싶다. 죽음을 앞두고 무섭고 떨리고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고~~ 그러나 죽음의 길을 혼자가면 어둡고 컴컴한 길이라 무서워서 못 간다. 주님이 손잡고 함께 가시면 무서운 길이 아니라 편히 갈 수 있는 길이다. 스데반 집사는 천사의얼굴로 하나님께로 돌아갔다. 주님을 만나보세요. 죽음 이길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증을 하라고 하여 지난 2012년 11월 한 달 동안 겪은 저의 경험을 적어 보았습니다.
-최영준 장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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